25년 전기차 캐즘의 돌파구, ESS가 열어갈 배터리 산업의 미래

전기차 성장 정체,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질문

지난 10년간 전기차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이어오며 배터리 산업의 폭발적인 확대를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률은 둔화세에 접어들었고, 이른바 ‘캐즘(Chasm)’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캐즘은 기술 기반 신제품이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에서 대중 시장(mainstream)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수요의 정체가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금이 바로 전기차 산업이 겪고 있는 구조적 과제이자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위기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차에 집중되어 있던 배터리 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ESS(Energy Storage System), 즉 에너지저장장치입니다.

ESS가 열어갈 배터리 산업의 미래
ESS가 열어갈 배터리 산업의 미래

참고: ESS < Business < 사업소개 < SK온

ESS 시장, 단순 대체제가 아닌 전략적 확장 기회

ESS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입니다. 전력을 저장해 필요할 때 방출하는 ESS는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 에너지 효율성, 탄소중립 추진 측면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300GWh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2035년까지 약 610GWh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Fortune 역시 2023년 기준 1,800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ESS 시장이 2032년에는 2,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정체 국면을 돌파할 대체 수요가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국내 배터리 3사, ESS 시장에 올인 중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ESS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ESS 전문 자회사 ‘버테크(Vertech)’를 설립하고 기존 전기차 배터리 라인의 일부를 전용으로 전환하는 등 빠른 전략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삼성SDI는 기존 니켈계 배터리에 더해 2026년부터 LFP 기반 ESS 제품을 병행 공급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SK온은 미국, 유럽의 사업 파트너십 확대에 집중하며, ESS 사업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개편하는 등 전략적 우선순위를 ESS로 옮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전기차 이후 먹거리’를 찾는 차원을 넘어, 배터리 산업의 구조를 다변화하고 외부 변수에 강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입니다.

여전히 남아있는 도전과 과제

물론 ESS 시장도 쉬운 시장은 아닙니다. 가장 큰 경쟁자는 역시 중국입니다.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은 ESS용 LFP 배터리 대량 생산과 낮은 단가를 무기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안전성, 고출력, 고수명 등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방향이 유력해 보입니다.

또한, ESS 관련 화재와 같은 안전 문제는 여전히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며, 각국의 에너지 정책과 규제, 보조금 정책에 따라 시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특히 ESS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인프라 투자와 법제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기 성장에 그칠 위험도 있습니다.

전기차 캐즘, ESS가 진짜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들어섰다는 것은 결코 전기차가 끝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배터리 산업은 이 정체 구간을 기회로 삼아 산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에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ESS는 단순한 ‘보완재’가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넘어서는 새로운 메인스트림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ESS는 산업, 상업, 가정용 에너지 수요를 모두 커버할 수 있으며, 전 세계 에너지 전환 트렌드에 필수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전기차가 대중화를 넘어 진정한 일상으로 들어서기 전까지, 배터리 산업의 안전판이자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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